[여적]프렌드 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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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작성일26-08-22 14:23 조회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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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구상과 화가 이중섭은 평생지기였다. 구상이 폐 절단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때였다. 이중섭이 먼저 달려왔어야 하지만, 올 만한 지인들이 다 다녀가도록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뒤늦게 찾아온 이중섭에게 구상이 볼멘소리를 했다. 이중섭은 그 자리에서 담배 은박지에 천도복숭아를 그려 건넸다. “무슨 병이든지 먹으면 낫는다는 천도복숭아 있잖아! 그걸 常(상)이 먹고 얼른 나으라고 이 말씀이지”라며 웃었다고 한다. 과일 바구니 하나 살 돈이 없었던 이중섭이 그림으로 마음을 표시한 것이다. 둘은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관계였다.
누구나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한다. 그러나 마음에 맞는 친구를 찾기도,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친구가 되기 위해선 그만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2024년 미국 캔자스대에서 친구가 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연구했더니 절친이 되는 데는 200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친해진다는 것인데,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요즘 청년들은 친구 사귀는 데 마음껏 시간을 쏟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고물가에 부담이 커지면서 친구를 만나는 횟수를 줄이는 청년이 늘고 있다. ‘프렌드플레이션’(friendflation·친구와 물가상승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한 플랫폼 설문조사를 보면 Z세대(1995~2010년생) 93%가 친구와의 만남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고, 10명 중 7명은 교제비를 줄였다. 이 같은 현상은 일본·미국 등 해외 청년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거비와 교통비 등 고정 지출은 줄일 수 없으니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은 것이 ‘인간관계’인 것이다.
돈 없어도 만날 수 있어야 진짜 친구라지만, 말처럼 쉬운가. 비단 청년들만의 사정도 아니다. 부모 세대 역시 노후 자금이 부족하면 모임을 꺼리게 한다. 친구가 밥 한번 사면 나도 사야 하니, 혼자 산에 오르는 것이 마음 편할 때도 있다. 친구 만나기가 부담스러운 현실은 그만큼 외로운 사람이 많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프렌드플레이션’이라는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친구와 관계를 지속하려면 상대의 주머니 사정을 헤아리는 아량이 필요하다. 우정은 서로의 속내를 이해하고 맞추어가는 것부터가 아닐까.
파라솔이 빽빽한 백사장, 물놀이 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바다, 물길을 가르며 시원하게 달리는 바나나보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사상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지난 4일 강원 속초시 등대해수욕장은 휴가철을 맞은 피서객들로 붐볐다. 바닷가를 따라 500m 정도를 걸어 이름없는 해변에 다다르자 풍경이 달라졌다. 이름도 없는 작은 해변에서 캐노피가 달린 의자에 앉은 사람들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말없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바다 독서’를 즐기는 이들 뒤로 ‘세발서점’이라고 적힌 접이식 간판과 작은 삼륜차 한 대가 서 있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책은 모두 이 삼륜차에 얹혀 있는 분홍색 컨테이너에서 나왔다. 삼륜차를 개조해 만든 이동식 서점인 세발서점은 불편하다. 일주일에 2~3번 정도 문을 열고, 영업시간도 4~5시간에 불과하다. 비를 맞아 우글우글하게 구겨지거나 강한 햇빛과 해풍에 색이 바랜 책들이 진열돼 있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엔 ‘시즌 오프’에 들어간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대신 뜨거운 햇빛과 비를 맞으며 책을 골라야 하지만, 서점이 문을 열 시간이 가까워지면 어느새 삼륜차 앞은 손님들로 붐빈다.
“책을 구경하는 것, 사는 것, 읽는 건 다 다른 행위예요. 그 행위들과 차근차근 친해지도록 만들어주는 게 제 역할이죠.” 박영아 세발서점 대표(38)의 말처럼 세발서점에서는 책을 사는 과정이 하나의 놀이가 된다. 해변 앞에 서 있는 분홍색 삼륜차와 인증사진을 찍고, 포댓자루 위 바구니에 담겨 있는 ‘여름책 좌판’을 구경한다. 책을 고른 뒤엔 귀여운 삼륜차 모양의 도장도 찍는다. ‘낭만과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우글우글한 책도 기꺼이 산다. 책장 진열대를 열고 비밀 공간에서 책을 꺼내는 것마저 이곳에선 즐길 거리가 된다.
“아침 10시에 눈 뜨자마자 이거(바다 독서) 하려고 버스터미널 가서 속초행 버스표 끊었어요.” 서점 문이 열리자 2주 전에도 방문했다는 한 손님이 박 대표와 살갑게 인사를 나눴다. “2주 동안 여기서 책 읽은 추억으로 보내다가 왔어요. 오늘은 맥주도 가져왔어요.” 손님은 <술의 주성분은 낭만>이라는 책을 골랐다. 시원한 병맥주와 함께 박 대표가 꺼내준 의자를 들고 해변으로 향한 손님은 모래사장에 자리를 잡았다. 맥주 한 모금을 들이킨 그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독서를 시작했다.
손님들이 한적하게 바다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건 박 대표의 부지런함 덕분이다. “저만 고생하면 돼요. 그럼 손님들은 좋은 추억을 갖고 갈 수 있으니까요.” 손님들이 책장을 넘기는 동안 박 대표는 좀처럼 앉지 못했다. 책을 정리하고 계산을 하고, 의자를 내주고 반납받았다. 삼륜차와 함께 홀로 온 손님의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바다로 향하는 이들에겐 물에 젖었을 때 쓰라며 다회용 행주까지 건넸다. 뜨거운 햇빛 아래 그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이렇듯 바쁜 박 대표지만 손님에게 책 추천은 하지 않는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고민하는 시간 자체가 소중하니까요.” 스스로 고민하고 고른 책이어야 독서가 즐거운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고 그는 믿는다. 박 대표는 서점 주인보다 ‘기획자’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설명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팔되, 그 방식엔 제 시선을 넣어야죠. 그렇기 위해서는 자신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전 사실 자기 전엔 독서보다 위스키 한 잔 마시며 성찰하는 걸 좋아해요(웃음).”
새로운 것을 만들고, 사람들이 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는 일이 박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재밌단다. “남들이 즐거운 모습을 보면 행복하고 자극이 돼요. 그런 기질인가 봐요.” 그래서인지 세발서점이 손님들에게 건네는 초대도 복잡하지 않다.
“자, 몸만 오세요! 기꺼이 늘어져 있을 마음만 가지고.”
사진·글 권도현 기자
택시기사의 최저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로계약상 소정근로시간을 하루 3시간30분으로 줄인 임금협정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날 판결에 따라 택시회사는 기사들에게 체불임금을 돌려주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A씨 등 울산 지역 택시기사 3명이 소속 택시회사 B사를 상대로 낸 체불임금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B사는 최저임금법 적용을 받는 일반택시운송사업 회사다. B사는 2008년부터 기사들과 임금협정을 맺었는데, 최저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에서 3시간30분으로 줄였다가 다시 4시간으로 늘리는 등 여러 차례 바꿨다.
이에 A씨 등은 회사가 최저임금을 낮추기 위해 꼼수를 썼다면서 “기존 월 160시간으로 계산한 최저임금과 퇴직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2008년 3월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기사들의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 수입금 등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제외하도록 했다. 회사가 기사에게 지급할 고정급을 늘리도록 한다는 취지이지만, B사는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회사가 줘야 할 최저임금 자체를 줄이려 했다는 게 원고들의 주장이다.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회사의 경영악화로 인한 청산을 막기 위해 2008년 임금협정 때부터 노조가 회사 경영에 참여한 점 등을 볼 때 근로시간 단축을 최저임금을 줄이려는 꼼수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택시 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2019년 4월 전원합의체 판례를 들어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30분으로 정했던 2014·2017·2019년 협정에 대해 “택시운전근로자의 통상적인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택시요금 인상 등으로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했더라도, 1일 3시간30분은 하루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며 “영업시간 외에 준비시간, 대기시간까지 실제 근로시간에 포함되는데 배차시간과 울산 소재 택시 기사의 운행 실태, 고정급 수준 등을 고려하면 실제 근로시간과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누구나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한다. 그러나 마음에 맞는 친구를 찾기도,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친구가 되기 위해선 그만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2024년 미국 캔자스대에서 친구가 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연구했더니 절친이 되는 데는 200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친해진다는 것인데,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요즘 청년들은 친구 사귀는 데 마음껏 시간을 쏟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고물가에 부담이 커지면서 친구를 만나는 횟수를 줄이는 청년이 늘고 있다. ‘프렌드플레이션’(friendflation·친구와 물가상승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한 플랫폼 설문조사를 보면 Z세대(1995~2010년생) 93%가 친구와의 만남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고, 10명 중 7명은 교제비를 줄였다. 이 같은 현상은 일본·미국 등 해외 청년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거비와 교통비 등 고정 지출은 줄일 수 없으니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은 것이 ‘인간관계’인 것이다.
돈 없어도 만날 수 있어야 진짜 친구라지만, 말처럼 쉬운가. 비단 청년들만의 사정도 아니다. 부모 세대 역시 노후 자금이 부족하면 모임을 꺼리게 한다. 친구가 밥 한번 사면 나도 사야 하니, 혼자 산에 오르는 것이 마음 편할 때도 있다. 친구 만나기가 부담스러운 현실은 그만큼 외로운 사람이 많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프렌드플레이션’이라는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친구와 관계를 지속하려면 상대의 주머니 사정을 헤아리는 아량이 필요하다. 우정은 서로의 속내를 이해하고 맞추어가는 것부터가 아닐까.
파라솔이 빽빽한 백사장, 물놀이 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바다, 물길을 가르며 시원하게 달리는 바나나보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사상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지난 4일 강원 속초시 등대해수욕장은 휴가철을 맞은 피서객들로 붐볐다. 바닷가를 따라 500m 정도를 걸어 이름없는 해변에 다다르자 풍경이 달라졌다. 이름도 없는 작은 해변에서 캐노피가 달린 의자에 앉은 사람들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말없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바다 독서’를 즐기는 이들 뒤로 ‘세발서점’이라고 적힌 접이식 간판과 작은 삼륜차 한 대가 서 있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책은 모두 이 삼륜차에 얹혀 있는 분홍색 컨테이너에서 나왔다. 삼륜차를 개조해 만든 이동식 서점인 세발서점은 불편하다. 일주일에 2~3번 정도 문을 열고, 영업시간도 4~5시간에 불과하다. 비를 맞아 우글우글하게 구겨지거나 강한 햇빛과 해풍에 색이 바랜 책들이 진열돼 있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엔 ‘시즌 오프’에 들어간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대신 뜨거운 햇빛과 비를 맞으며 책을 골라야 하지만, 서점이 문을 열 시간이 가까워지면 어느새 삼륜차 앞은 손님들로 붐빈다.
“책을 구경하는 것, 사는 것, 읽는 건 다 다른 행위예요. 그 행위들과 차근차근 친해지도록 만들어주는 게 제 역할이죠.” 박영아 세발서점 대표(38)의 말처럼 세발서점에서는 책을 사는 과정이 하나의 놀이가 된다. 해변 앞에 서 있는 분홍색 삼륜차와 인증사진을 찍고, 포댓자루 위 바구니에 담겨 있는 ‘여름책 좌판’을 구경한다. 책을 고른 뒤엔 귀여운 삼륜차 모양의 도장도 찍는다. ‘낭만과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우글우글한 책도 기꺼이 산다. 책장 진열대를 열고 비밀 공간에서 책을 꺼내는 것마저 이곳에선 즐길 거리가 된다.
“아침 10시에 눈 뜨자마자 이거(바다 독서) 하려고 버스터미널 가서 속초행 버스표 끊었어요.” 서점 문이 열리자 2주 전에도 방문했다는 한 손님이 박 대표와 살갑게 인사를 나눴다. “2주 동안 여기서 책 읽은 추억으로 보내다가 왔어요. 오늘은 맥주도 가져왔어요.” 손님은 <술의 주성분은 낭만>이라는 책을 골랐다. 시원한 병맥주와 함께 박 대표가 꺼내준 의자를 들고 해변으로 향한 손님은 모래사장에 자리를 잡았다. 맥주 한 모금을 들이킨 그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독서를 시작했다.
손님들이 한적하게 바다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건 박 대표의 부지런함 덕분이다. “저만 고생하면 돼요. 그럼 손님들은 좋은 추억을 갖고 갈 수 있으니까요.” 손님들이 책장을 넘기는 동안 박 대표는 좀처럼 앉지 못했다. 책을 정리하고 계산을 하고, 의자를 내주고 반납받았다. 삼륜차와 함께 홀로 온 손님의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바다로 향하는 이들에겐 물에 젖었을 때 쓰라며 다회용 행주까지 건넸다. 뜨거운 햇빛 아래 그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이렇듯 바쁜 박 대표지만 손님에게 책 추천은 하지 않는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고민하는 시간 자체가 소중하니까요.” 스스로 고민하고 고른 책이어야 독서가 즐거운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고 그는 믿는다. 박 대표는 서점 주인보다 ‘기획자’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설명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팔되, 그 방식엔 제 시선을 넣어야죠. 그렇기 위해서는 자신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전 사실 자기 전엔 독서보다 위스키 한 잔 마시며 성찰하는 걸 좋아해요(웃음).”
새로운 것을 만들고, 사람들이 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는 일이 박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재밌단다. “남들이 즐거운 모습을 보면 행복하고 자극이 돼요. 그런 기질인가 봐요.” 그래서인지 세발서점이 손님들에게 건네는 초대도 복잡하지 않다.
“자, 몸만 오세요! 기꺼이 늘어져 있을 마음만 가지고.”
사진·글 권도현 기자
택시기사의 최저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로계약상 소정근로시간을 하루 3시간30분으로 줄인 임금협정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날 판결에 따라 택시회사는 기사들에게 체불임금을 돌려주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A씨 등 울산 지역 택시기사 3명이 소속 택시회사 B사를 상대로 낸 체불임금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B사는 최저임금법 적용을 받는 일반택시운송사업 회사다. B사는 2008년부터 기사들과 임금협정을 맺었는데, 최저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에서 3시간30분으로 줄였다가 다시 4시간으로 늘리는 등 여러 차례 바꿨다.
이에 A씨 등은 회사가 최저임금을 낮추기 위해 꼼수를 썼다면서 “기존 월 160시간으로 계산한 최저임금과 퇴직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2008년 3월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기사들의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 수입금 등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제외하도록 했다. 회사가 기사에게 지급할 고정급을 늘리도록 한다는 취지이지만, B사는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회사가 줘야 할 최저임금 자체를 줄이려 했다는 게 원고들의 주장이다.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회사의 경영악화로 인한 청산을 막기 위해 2008년 임금협정 때부터 노조가 회사 경영에 참여한 점 등을 볼 때 근로시간 단축을 최저임금을 줄이려는 꼼수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택시 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2019년 4월 전원합의체 판례를 들어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30분으로 정했던 2014·2017·2019년 협정에 대해 “택시운전근로자의 통상적인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택시요금 인상 등으로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했더라도, 1일 3시간30분은 하루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며 “영업시간 외에 준비시간, 대기시간까지 실제 근로시간에 포함되는데 배차시간과 울산 소재 택시 기사의 운행 실태, 고정급 수준 등을 고려하면 실제 근로시간과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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