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재의 제3의 자본주의]9000억 빚, 6조 빚 되는 데 단 2년…‘주인 비용’의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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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인 작성일26-08-22 10:31 조회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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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몇개만 보자. 2023년 말 고려아연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약 9000억원, 순차입금은 -1조1400억원이었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 제련사는 사실상 무차입이었다. 2년 뒤 총차입금은 5조9600억원, 6배 넘게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20%대에서 80%대로 뛰었고, 신용등급은 AA+에서 AA로 떨어졌다.
본업이 무너져서가 아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 1조3330억원, 반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차입이 불어난 것은 경영권 분쟁 와중에 자사주 매입에만 2조원가량이 나갔기 때문이다. 연간 이자비용만 1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누가 이 비용을 부담하나. 경영진의 사익 추구를 막겠다며 시작된 싸움터에서 청구서를 함께 받아든 쪽은 회사와 장기 주주, 근로자, 협력사들이다. 자사주 매입은 이사회의 결정이었으니 그 자체가 대리인 비용이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 결정의 직접적 원인은 주주 간 지배권 경쟁이었다.
우리 자본시장은 오랫동안 한 가지 비용만 계산해왔다. 경영진이 주주 돈으로 제 잇속을 챙길 때 발생하는 대리인 비용이다. 그래서 처방도 늘 하나였다. 주주에게 권한을 더 주라. 그러면 나아질까. 고션과 스콰이어는 2017년 ‘컬럼비아 로 리뷰’에 반대쪽 계산서도 내밀었다. ‘주인 비용’(principal costs)이다. 주주 목소리가 커질 때도 비용이 든다. 주주 간 이해충돌에서 오는 갈등 비용, 주주의 정보와 전문성 부족에서 오는 역량 비용이다. 최적의 거버넌스는 대리인 비용이 0이 되는 지점이 아니라 두 비용의 합이 최소가 되는 지점이며, 그 비율은 회사마다 다르다. 단선적으로 접근하지 말라.
대리인 비용을 줄이는 장치가 브레이크라면, 주주 권한 행사는 운전대다. 브레이크가 좋아도 과속하며 핸들을 급히 꺾으면 차는 뒤집힌다. 한국의 거버넌스 논의는 줄곧 브레이크만 다뤘다. 오해는 말라. 주주 행동주의는 악도, 선도 아니다. 인색한 주주환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타당하다.
문제는 환원 자체가 아니라 자본 배분의 맥락을 따지지 않는 일률적 요구다. 산업과 자본구조에 대한 깊은 고려 없는 고배당·자사주 소각 요구는 오늘 밤의 파티로 끝날 수 있다. 미래도 생각하라.
고려아연 주가 변동성은 아픈 기록이다. 2024년 공개매수 국면의 급등과 유상증자 우려로 인한 급락. 시세를 움직인 것은 아연도 은도 아닌 표 대결의 승패였다. 이 분쟁은 거대 자본간 지배권 경쟁이다. 그러나 주주들의 권한이 정면충돌할 때 비용이 누구에게 전가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년 가까이 소송하는 사이 회사가 지불한 것은 이자만이 아니다. 경영진과 이사회에 드리운 불확실성이라는, 장부에 찍히지 않은 비용도 컸다.
이 경쟁의 한 축은 사모펀드다. 그들은 ‘주주’의 이름으로 운전대를 잡지만 그 돈은 연기금·보험사 등이 맡긴 남의 돈이다. 운용사는 실패해도 보수를 챙기고 성공하면 대박을 터트리니 크게 지를수록 유리하다. 금융위기 후 규제 사각지대에서 공룡이 됐지만 감독은 없다. 감시자로 나선 주주가 또 다른 대리인 문제를 품은 셈이다.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나.
이런 국면에서 지난해 개정된 상법 제382조의 3항을 다시 읽게 된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가 들어갔다. 취지는 옳다. 소수주주는 늘 뒷전이었으니까. 그러나 지배권 분쟁에서 ‘모든 주주의 이익’은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지배권 방어는 장기가치 보호이고, 누군가에게는 프리미엄 실현의 기회다. 이사가 어느 쪽을 택하든 반대편에서 소장이 날아올 수 있다. 미국 델라웨어가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를 경영판단원칙, 유노칼 기준(적대적 인수합병 방어행위의 비례성 심사) 같은 정교한 심사 기준과 함께 발전시켜온 이유다. 의무만 부여하고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강화되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소송 리스크다. 브레이크는 계속 조여진다. 운전대는 누가 규율하나.
주주 권리 행사에도 규율이 필요하다. 개정된 스튜어드십 코드도 형식이 아니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동시에 이사에게도 경영판단원칙이라는 안전지대를 판례로든 입법으로든 분명히 그어줘야 한다. 면책은 면죄부가 아니라, 충분한 정보에 기초한 이해관계 없는 판단이라는 절차적 요건을 갖췄을 때만 주어진다. 책임만 키우고 면책 기준을 주지 않으면 이사회는 결정을 미룬다. 미루는 것도 큰 비용이다.
이제 질문을 바꿀 때다. “누가 경영진을 감시할 것인가”만 묻던 시대는 지났다. “주주는 어떤 책임과 역량 위에서 권리를 행사하는가” “이사는 이해가 충돌할 때 무슨 기준으로 판단하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브레이크만 밟고 있는 차는 안전한 차가 아니다. 멈춰 선 차일 뿐이다. 한국 자본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센 브레이크만이 아니라, 제동과 조향이 함께 작동하는 균형 있는 거버넌스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19일 서울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이 금싸라기 땅이 잘 이용되는 게 되게 중요하다”며 일부는 청년주택으로 공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 수석은 이날 오전 TV조선 <뉴스퍼레이드>에 출연해 “용산공원 넓이가 91만평으로 여의도보다 더 큰 땅이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 수석은 “용산구에는 여의도만 한 땅이 남산에도 있고 용산 미군 반환 부지에도 있는데, 이 큰 땅을 다 공원으로 만든다면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어마어마한 규모가 될 것”이라며 “(큰 공원은) 많은 치안 문제와 사회적으로 비용을 발생시키는 부분도 있다. 우리가 이걸 어떻게 쓰는 게 제일 좋은 것인지 한 번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 수석은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그 밑의 땅이 많이 오염돼 있다는 것”이라며 “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 드는 돈이 적게는 수천억에서 조 단위로 들어간다. 그런데 만약 여기 일부를 주택으로 쓴다고 하면 땅을 파야 하지 않나. 그러면 그 땅을 파서 흙을 딴 데로 반출해 정화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 수석은 그러면서 “주택을 만든다는 것이 공원을 안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용산공원 주택 공급이) 후손한테 좋은 거주 공간을 물려주면서 동시에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길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부분은 공원이 될 수 있고 어느 부분은 임대주택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저희는 청년주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공공의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젊은이들이 잘 이용해서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할 수 있게 하는 걸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 수석은 공원 외 목적으로 개발을 제한한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의 개정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중대한 공익적 목적이 있을 경우 심의를 통해 일부를 제척할 수 있는 등의 조항을 하나 넣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장하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주장에 대해선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며 “지금 젊은이들의 주거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을 다 찾아봐야 된다, 모든 선택지를 놓고 우리가 생각을 해봐야 된다는 의미에서 신규 택지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이날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부동산 공급 대책을 논의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협의회 후 기자들과 만나 “용산공원 전체에 대한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아직 논의가 출발도 안 된 상태”라며 “그 부지에 공급 여력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반환된 미군기지 부지의 주변 산재부지(흩어져 있는 땅)를 활용하는 캠프킴 등 복합시설 조성지구에 한해 공원·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개정안만으로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공급을 위해선 추가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 무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들을 “대청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인사 평가를 마음대로 바꾸면서 감사원을 장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유 위원의 공소장에 따르면 유 위원은 사무총장 취임 후인 2023년 1월, 감사원 직원들의 전년도 인사 평정 결과를 임의대로 뒤집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 직무성적평가 제도 운영 지침에 따르면 유 위원은 최종 결과에 대한 검토 및 결재를 할 수 있을 뿐, 개별 평가 서열을 변경할 권한은 없었다.
유 위원은 또 2022년 6월28일 지휘서신 4호를 통해 “조직을 위해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퇴직을 앞둔 인재를 대우하기 위해 조직이 고민하는 것은 미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부적절하다”면서 “앞으로는 대한민국과 감사원 동료들에게 기여하거나 마음을 쓴 정도에 따라 고민의 양과 강도를 달리하겠다”고 공표한 것으로 조사했다. 특검은 이 발언이 자신의 지휘를 따르지 않은 구성원에게 퇴직 이후 재취업 등에 영향을 미칠 의도였다고 판단했다.
유 위원은 또 간부회의에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감사원 구성원들을 향해 “도둑놈” “5월의 잔설” “수십 년 묵은 때” 등으로 표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에 대한 인사조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청소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감사원 내부에선 유 의원과 친한 이들이 사조직 ‘타이거파’로 분류된 것으로 파악됐다. 타이거파는 총 7명으로 구성됐으며, 각별히 가까운 이들은 ‘찐타이거파’로 불렸다고 한다.
특검은 유 위원이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전 정부의 인사들을 청산하는 등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자리와 권한이 필요하다”고 보고해 승진했다고 봤다. 유 위원은 같은 해 3월 대통령인수위원회에 정무사법행정 전문위원으로 근무하면서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유 위원은 한달 뒤 사무총장으로 승진했다.
특검은 유 위원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축소·은폐하기 위해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로 지난 7일 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유 위원이 대통령비서실 상대 공문을 통한 자료 제출 요구 금지, 대통령비서실 관련자 상대 문답 조사 금지, 업체 관련자 상대 대면조사 금지를 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유 위원은 2023년 2월16일 당시 감사원 소속 감사단장 등으로부터 대통령실이 감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다. 당시 감사단은 “자료도 제출되지 않고, 감사팀이 현장에도 못 가게 막고 있다”며 “이대로는 감사 수행이 불가하다”라고 보고했다. 이에 유 위원은 “현장 상황은 알겠다. 원칙대로 감사하라”면서도 “그래도 대통령 권위는 손상되지 않도록 하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 발언이 대통령실에 대한 감사 강도를 조절하라는 취지의 지시였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본업이 무너져서가 아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 1조3330억원, 반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차입이 불어난 것은 경영권 분쟁 와중에 자사주 매입에만 2조원가량이 나갔기 때문이다. 연간 이자비용만 1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누가 이 비용을 부담하나. 경영진의 사익 추구를 막겠다며 시작된 싸움터에서 청구서를 함께 받아든 쪽은 회사와 장기 주주, 근로자, 협력사들이다. 자사주 매입은 이사회의 결정이었으니 그 자체가 대리인 비용이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 결정의 직접적 원인은 주주 간 지배권 경쟁이었다.
우리 자본시장은 오랫동안 한 가지 비용만 계산해왔다. 경영진이 주주 돈으로 제 잇속을 챙길 때 발생하는 대리인 비용이다. 그래서 처방도 늘 하나였다. 주주에게 권한을 더 주라. 그러면 나아질까. 고션과 스콰이어는 2017년 ‘컬럼비아 로 리뷰’에 반대쪽 계산서도 내밀었다. ‘주인 비용’(principal costs)이다. 주주 목소리가 커질 때도 비용이 든다. 주주 간 이해충돌에서 오는 갈등 비용, 주주의 정보와 전문성 부족에서 오는 역량 비용이다. 최적의 거버넌스는 대리인 비용이 0이 되는 지점이 아니라 두 비용의 합이 최소가 되는 지점이며, 그 비율은 회사마다 다르다. 단선적으로 접근하지 말라.
대리인 비용을 줄이는 장치가 브레이크라면, 주주 권한 행사는 운전대다. 브레이크가 좋아도 과속하며 핸들을 급히 꺾으면 차는 뒤집힌다. 한국의 거버넌스 논의는 줄곧 브레이크만 다뤘다. 오해는 말라. 주주 행동주의는 악도, 선도 아니다. 인색한 주주환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타당하다.
문제는 환원 자체가 아니라 자본 배분의 맥락을 따지지 않는 일률적 요구다. 산업과 자본구조에 대한 깊은 고려 없는 고배당·자사주 소각 요구는 오늘 밤의 파티로 끝날 수 있다. 미래도 생각하라.
고려아연 주가 변동성은 아픈 기록이다. 2024년 공개매수 국면의 급등과 유상증자 우려로 인한 급락. 시세를 움직인 것은 아연도 은도 아닌 표 대결의 승패였다. 이 분쟁은 거대 자본간 지배권 경쟁이다. 그러나 주주들의 권한이 정면충돌할 때 비용이 누구에게 전가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년 가까이 소송하는 사이 회사가 지불한 것은 이자만이 아니다. 경영진과 이사회에 드리운 불확실성이라는, 장부에 찍히지 않은 비용도 컸다.
이 경쟁의 한 축은 사모펀드다. 그들은 ‘주주’의 이름으로 운전대를 잡지만 그 돈은 연기금·보험사 등이 맡긴 남의 돈이다. 운용사는 실패해도 보수를 챙기고 성공하면 대박을 터트리니 크게 지를수록 유리하다. 금융위기 후 규제 사각지대에서 공룡이 됐지만 감독은 없다. 감시자로 나선 주주가 또 다른 대리인 문제를 품은 셈이다.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나.
이런 국면에서 지난해 개정된 상법 제382조의 3항을 다시 읽게 된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가 들어갔다. 취지는 옳다. 소수주주는 늘 뒷전이었으니까. 그러나 지배권 분쟁에서 ‘모든 주주의 이익’은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지배권 방어는 장기가치 보호이고, 누군가에게는 프리미엄 실현의 기회다. 이사가 어느 쪽을 택하든 반대편에서 소장이 날아올 수 있다. 미국 델라웨어가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를 경영판단원칙, 유노칼 기준(적대적 인수합병 방어행위의 비례성 심사) 같은 정교한 심사 기준과 함께 발전시켜온 이유다. 의무만 부여하고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강화되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소송 리스크다. 브레이크는 계속 조여진다. 운전대는 누가 규율하나.
주주 권리 행사에도 규율이 필요하다. 개정된 스튜어드십 코드도 형식이 아니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동시에 이사에게도 경영판단원칙이라는 안전지대를 판례로든 입법으로든 분명히 그어줘야 한다. 면책은 면죄부가 아니라, 충분한 정보에 기초한 이해관계 없는 판단이라는 절차적 요건을 갖췄을 때만 주어진다. 책임만 키우고 면책 기준을 주지 않으면 이사회는 결정을 미룬다. 미루는 것도 큰 비용이다.
이제 질문을 바꿀 때다. “누가 경영진을 감시할 것인가”만 묻던 시대는 지났다. “주주는 어떤 책임과 역량 위에서 권리를 행사하는가” “이사는 이해가 충돌할 때 무슨 기준으로 판단하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브레이크만 밟고 있는 차는 안전한 차가 아니다. 멈춰 선 차일 뿐이다. 한국 자본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센 브레이크만이 아니라, 제동과 조향이 함께 작동하는 균형 있는 거버넌스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19일 서울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이 금싸라기 땅이 잘 이용되는 게 되게 중요하다”며 일부는 청년주택으로 공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 수석은 이날 오전 TV조선 <뉴스퍼레이드>에 출연해 “용산공원 넓이가 91만평으로 여의도보다 더 큰 땅이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 수석은 “용산구에는 여의도만 한 땅이 남산에도 있고 용산 미군 반환 부지에도 있는데, 이 큰 땅을 다 공원으로 만든다면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어마어마한 규모가 될 것”이라며 “(큰 공원은) 많은 치안 문제와 사회적으로 비용을 발생시키는 부분도 있다. 우리가 이걸 어떻게 쓰는 게 제일 좋은 것인지 한 번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 수석은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그 밑의 땅이 많이 오염돼 있다는 것”이라며 “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 드는 돈이 적게는 수천억에서 조 단위로 들어간다. 그런데 만약 여기 일부를 주택으로 쓴다고 하면 땅을 파야 하지 않나. 그러면 그 땅을 파서 흙을 딴 데로 반출해 정화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 수석은 그러면서 “주택을 만든다는 것이 공원을 안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용산공원 주택 공급이) 후손한테 좋은 거주 공간을 물려주면서 동시에 좋은 환경을 물려주는 길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부분은 공원이 될 수 있고 어느 부분은 임대주택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저희는 청년주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공공의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젊은이들이 잘 이용해서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할 수 있게 하는 걸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 수석은 공원 외 목적으로 개발을 제한한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의 개정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중대한 공익적 목적이 있을 경우 심의를 통해 일부를 제척할 수 있는 등의 조항을 하나 넣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장하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주장에 대해선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며 “지금 젊은이들의 주거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을 다 찾아봐야 된다, 모든 선택지를 놓고 우리가 생각을 해봐야 된다는 의미에서 신규 택지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이날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부동산 공급 대책을 논의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협의회 후 기자들과 만나 “용산공원 전체에 대한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아직 논의가 출발도 안 된 상태”라며 “그 부지에 공급 여력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반환된 미군기지 부지의 주변 산재부지(흩어져 있는 땅)를 활용하는 캠프킴 등 복합시설 조성지구에 한해 공원·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개정안만으로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공급을 위해선 추가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 무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들을 “대청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인사 평가를 마음대로 바꾸면서 감사원을 장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유 위원의 공소장에 따르면 유 위원은 사무총장 취임 후인 2023년 1월, 감사원 직원들의 전년도 인사 평정 결과를 임의대로 뒤집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 직무성적평가 제도 운영 지침에 따르면 유 위원은 최종 결과에 대한 검토 및 결재를 할 수 있을 뿐, 개별 평가 서열을 변경할 권한은 없었다.
유 위원은 또 2022년 6월28일 지휘서신 4호를 통해 “조직을 위해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퇴직을 앞둔 인재를 대우하기 위해 조직이 고민하는 것은 미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부적절하다”면서 “앞으로는 대한민국과 감사원 동료들에게 기여하거나 마음을 쓴 정도에 따라 고민의 양과 강도를 달리하겠다”고 공표한 것으로 조사했다. 특검은 이 발언이 자신의 지휘를 따르지 않은 구성원에게 퇴직 이후 재취업 등에 영향을 미칠 의도였다고 판단했다.
유 위원은 또 간부회의에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감사원 구성원들을 향해 “도둑놈” “5월의 잔설” “수십 년 묵은 때” 등으로 표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에 대한 인사조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청소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감사원 내부에선 유 의원과 친한 이들이 사조직 ‘타이거파’로 분류된 것으로 파악됐다. 타이거파는 총 7명으로 구성됐으며, 각별히 가까운 이들은 ‘찐타이거파’로 불렸다고 한다.
특검은 유 위원이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전 정부의 인사들을 청산하는 등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자리와 권한이 필요하다”고 보고해 승진했다고 봤다. 유 위원은 같은 해 3월 대통령인수위원회에 정무사법행정 전문위원으로 근무하면서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유 위원은 한달 뒤 사무총장으로 승진했다.
특검은 유 위원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축소·은폐하기 위해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로 지난 7일 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유 위원이 대통령비서실 상대 공문을 통한 자료 제출 요구 금지, 대통령비서실 관련자 상대 문답 조사 금지, 업체 관련자 상대 대면조사 금지를 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유 위원은 2023년 2월16일 당시 감사원 소속 감사단장 등으로부터 대통령실이 감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다. 당시 감사단은 “자료도 제출되지 않고, 감사팀이 현장에도 못 가게 막고 있다”며 “이대로는 감사 수행이 불가하다”라고 보고했다. 이에 유 위원은 “현장 상황은 알겠다. 원칙대로 감사하라”면서도 “그래도 대통령 권위는 손상되지 않도록 하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 발언이 대통령실에 대한 감사 강도를 조절하라는 취지의 지시였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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